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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파편과 감정을 그려내는 캐릭터 디자인 : 노리타케

CSUCSA Culture Series : Noritake

삶의 파편과 감정을 그려내는 캐릭터 디자인 : 노리타케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노리타케의 작품 세계와 캐릭터 디자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미니멀 드로잉의 철학에 대해.

© Noritake (사이트 링크)

단순한 선 너머의 감정을 그리는 노리타케

도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노리타케(Noritake)

그는 잡지, 생활용품, 책, 패션, 벽화 등의 경계선 없는 캐릭터디자인과 작업활동을 통해 그의 작품을 세계에 내놓으며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의 일러스트는 에코백, 핸드폰케이스, 노트 등의 상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노리타케의 캐릭터디자인은 한눈에 보아도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과 여백의 미학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단색과 단정한 선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의 캐릭터는 종종 무표정하거나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이는 우리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 무심히 반복되는 하루 속 감정의 파편들을 고요하게 비춰줍니다.

특히 노리타케의 캐릭터 디자인은 의도적으로 디테일을 배제하여 누구나 감정이입할 수 있는 익명성과 보편성을 지닙니다.
이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특정한 인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부]로서 존재하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눈, 입, 손동작처럼 최소한의 요소만으로도 그 감정의 결을 전하는 능력은 노리타케만의 탁월한 드로잉 감각입니다.

© Noritake (사이트 링크)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미니멀 드로잉

노리타케의 캐릭터들은 말하지 않고, 설명하지 않으며, 표정조차 간결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감정이 드러나게 됩니다.
마치 거울처럼 보는 사람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이 캐릭터들은 현대인의 내면과 일상의 공허함,
반복되는 삶 속에서의 작은 단절이나 느슨함, 그리고 무심한 순간들에 깃든 감정의 결을
담아낸 캐릭터 디자인입니다.

그는 캐릭터를 통해 거창한 서사를 펼치기보다는, 작고 흐릿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일상의 권태와 여백 속에서도 우리는 감정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미니멀한 선의 캐릭터디자인으로 조용히 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노리타케의 드로잉은 시끄럽지 않은 공감, 침묵 속에 흐르는 연결을 지향합니다.

그가 그리는 인물은 누군가의 친구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일 수도 있으며, 혹은 지하철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비언어적인 익명의 존재지만, 바로 그렇기에 현대 도시인들의 보편적인 감정인 고립, 관찰, 무심함, 혹은 순간적인 따뜻함을 담아내는 캐릭터디자인로 힘을 가집니다.

© Noritake (사이트 링크)

다른 작가에게 영감을 준 캐릭터디자인

그의 캐릭터 디자인 속 인물들은 대화를 하지 않지만, 그 침묵이야말로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건낼 수 있습니다.

노리타케의 모노크롬 드로잉에서 미니멀한 매력을 느낀 호주의 테사 총과 리 아카파우는 이 영감을 바탕으로
평범한 것들이 뒤섞이는 모습을 표현한 독특한 애니메이션을 작업했습니다.

깔끔한 선과 물체끼리의 뒤섞임을 통해 각성과 수면을 오가는 상태를 표현한 애니메이션은 초현실적이면서 장난기 다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로 활용된 해당 애니메이션은 호주 아티스트 ‘Super Magic Hats’의 곡인 ‘Sleepless’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테사 총과 리 아카파우는 이 곡을 통해 두 가지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듯한 과도기를 표현했습니다.

© Super Magic Hats “Sleepless” from “Wish” (유튜브 링크)

조용한 메시지에서 얻은 깊은 공감

노리타케의 캐릭터 디자인은 단순한 일러스트를 넘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틈새를 포착하고 그것을 조용히 건네는 메시지로 확장됩니다.
말없이도 많은 것을 전하는 그의 캐릭터들은, 시각적 절제 속에 감정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디자인이 반드시 화려하거나 설명적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그의 작업은 디자이너, 아티스트는 물론, 일상을 기록하거나 관찰하는 모든 사람에게 ‘덜어냄’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선사합니다.
노리타케가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은 결코 비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속에,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채워질 자리가 조용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noritake.org

수사스튜디오의 아티클은 프로젝트에 앞서 영감을 준 소재와 프로젝트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